"'타인의 고통에 반응한다'는 것은 그 반응의 범위만큼 내가 책임을 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세계에 별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기 자신, 자신의 이익에만 반응하죠. 그런 '반응 없음', 즉 양아치성이 세월호와 메르스를 만들었어요."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의료 영리화라는 괴물의 꼬리를 살짝 건드린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의료까지도 돈의 논리에 충실했던 '양아치 사회'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유리벽 바깥'에서 세월호 참사를 봤듯,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타인의 고통에 대한 '반응 없음'이 일관되게 계속된다면 재난과 재앙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현재까지 메르스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번엔 자기 자신이 세월호에 탄 느낌 때문 아닐까요. 세월호엔 '내'가 타지 않았어요. 그런 면에서 우리는, 유리벽 바깥에서 세월호 참사를 본 겁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비판이 오로지 "'내'가 위험하지 않은가"에서 출발한다면, 또 다시 세월호 참사 같은 재앙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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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과 강신주 박사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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